수능 국어 시험장에서 이런 망설임을 겪는 학생이 있다. 앞 문항 답이 ③이었는데 이번 문항도 ③이 맞아 보인다. “설마 또 3번일까?”
코그닉스랩 국어연구소가 현행 체제 5개 학년도(2022~2026학년도)를 세어 봤다. 범위는 평가원이 주관한 6월·9월 모의평가와 수능 15회의 공통 과목 1~34번이다. 2027학년도 모의평가는 아직 데이터베이스에 들어 있지 않아 빠졌다. 선택과목(화법과작문·언어와매체) 35~45번은 응시자마다 다르므로 중심 집계에서 뺐고, 뒤에서 따로 이어 붙여 봤다.
결과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. 이 15회에서는 앞 문항과 같은 정답 번호가 나온 경우가, 각 시험의 정답 번호 구성은 그대로 두고 순서만 섞었을 때보다 적었다. 같은 번호가 안 나왔다는 뜻은 아니다. 연달아 나온 경우는 67번 있었다.
한눈에: 2022~2026학년도 15회(6월·9월 모의평가 + 수능)의 공통 1~34번 정답을 문항 순서대로 읽었다.
- 인접 쌍 495개 중 앞 문항과 번호가 같은 경우는 **67개(13.5%)**였다. 각 문항의 정답 번호를 다섯 개 중에서 독립·균등하게 뽑는다고 가정할 때의 기대값은 **20%(99개)**다.
- 각 시험의 정답 번호 구성은 고정하고 그 시험 안에서 순서만 무작위로 섞은 기준선의 기대값은 90.5개다. 20,000회 모의실험에서 **67개 이하는 54회(0.27%)**였다.
- 같은 번호가 3개 이상 이어진 구간은 15회 전체에서 3곳이었다(순서만 섞은 평균 12.4개). 이 표본 안에서 네 개 이상 연속은 0건이다.
- 비교로 센 2014~2021학년도 22회는 **16.6%**였다. 순서만 섞은 기준선 평균 180.9개보다 20개 적었고, 관찰값 이하 비율은 약 **5.2%**였다. 두 시기의 차이는 직접 검정하지 않았다.
이 숫자는 관찰된 빈도다. 출제 과정에서 번호를 어떻게 정하는지는 이 수치로 말할 수 없다.
무엇을 셌는가 — 범위부터
자료는 코그닉스랩 국어 기출 데이터베이스(평가원 주관 시험 1,854문항, 자체 집계)다. 여기서 2022~2026학년도의 6월 모의평가·9월 모의평가·수능을 학년도×시행 단위로 묶었다. 그다음 문항번호 34번 이하만 번호 순서로 정렬했다. 15회 모두 공통 문항이 34개씩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.
세는 방법은 단순하다. 1번과 2번, 2번과 3번 … 33번과 34번처럼 바로 붙은 두 문항을 한 쌍으로 보고, 두 정답 번호가 같은지 본다. 한 회에 쌍이 33개이므로 15회면 495쌍이다.
| 항목 | 값 |
|---|---|
| 데이터베이스 전체 | 평가원 주관 국어 1,854문항 |
| 이 글의 중심 범위 | 2022~2026학년도 6월·9월 모의평가 + 수능 15회, 공통 1~34번 |
| 세는 단위 | 바로 붙은 두 문항의 정답 번호 쌍 — 회당 33쌍, 합계 495쌍 |
| 비교 1 | 화작·언매 선택 경로 29개(45문항씩 한 줄) |
| 비교 2 | 2014~2021학년도 중 1~45번이 빠짐없는 22회 |
정답 번호는 데이터베이스에 적힌 정답 열을 그대로 썼다. 평가원 공식 정답표와 문항마다 대조하는 작업은 하지 않았다. 외부 정답표와 맞춰 본 것은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 한 회로, EBS 해설지 첫 쪽의 정답 34개가 데이터베이스와 모두 같았다(EBS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 국어 해설).
결과 1 — 495쌍 중 67쌍
15회의 공통 1~34번에서 앞 문항과 정답 번호가 같은 쌍은 **67개(13.5%)**였다.
비교할 첫 번째 기준은 «각 문항의 정답 번호를 다섯 개 중에서 독립·균등하게 뽑는다»는 가정이다. 이 경우 바로 앞 문항과 번호가 같을 확률은 1/5이므로 495쌍 중 **99개(20%)**가 기대값이 된다. 실제 값 67개는 그보다 32개 적다.
다만 이 기준은 거칠다. 실제 시험에서는 다섯 번호의 개수가 정확히 같지 않고, 번호 구성에 따라 같은 번호가 붙을 가능성도 달라진다. 그래서 두 번째 기준선을 세웠다.
기준선을 왜 «순서만 섞기»로 잡았나
각 시험의 정답열을 번호 구성은 그대로 두고 순서만 무작위로 섞었다. 예를 들어 어떤 시험에 ③이 8개 있었다면, 섞은 뒤에도 ③은 8개다. 바뀌는 것은 놓이는 자리뿐이다. 섞기는 각 시험 안에서만 했고, 15회 각각의 같은 번호 쌍 수를 더해 한 번의 결과로 삼았다. 이 과정을 20,000회 반복했다.
이 기준선의 기대값은 모의실험 없이도 계산된다. 한 시험에서 번호 k가 n_k개라면 같은 번호 쌍의 기대값은 Σ n_k(n_k−1)/34이고, 15회를 더하면 90.5개다.
| 기준선 | 같은 번호 쌍 | 실제 값(67개) 이하가 나온 비율 |
|---|---|---|
| 계산한 기대값 | 90.5개 | — |
| 모의실험 20,000회 | 평균 90.4개 (표준편차 8.5) | 54회 / 20,000회 = 0.27% |
번호 구성을 고정해도 순서가 무작위라면 같은 번호 쌍은 대개 90개 안팎이 나온다. 67개 이하인 결과는 20,000회 중 54회였다. 난수 시드를 바꿔 한 번 더 돌린 20,000회에서는 59회(0.30%)였다. 모의실험이라 이 정도의 흔들림은 있다.
이 0.27%는 «구성 고정, 순서 무작위»라는 모형에서 같은 번호 쌍이 67개 이하로 나오는 비율이다. 배치가 우연일 확률도, 출제자가 같은 번호를 피할 확률도 아니다. 이 기준선과 견주면 실제 정답열은 같은 번호가 붙는 일이 적었다는 데까지만 말할 수 있다. 출제 과정에서 앞 문항과 같은 번호를 피하는지는 이 수치로 증명할 수 없다. 정답 번호를 정하는 내부 기준도 확인하지 못했다.
결과 2 — 회별로 보면
15회 각각의 같은 번호 쌍(회당 33쌍 중)은 2개부터 8개까지 나왔다. 합은 67이다.
| 학년도 | 6월 모평 | 9월 모평 | 수능 |
|---|---|---|---|
| 2022 | 5 | 4 | 3 |
| 2023 | 3 | 4 | 3 |
| 2024 | 2 | 5 | 4 |
| 2025 | 5 | 5 | 4 |
| 2026 | 8 | 8 | 4 |
가장 많은 8개가 나온 두 회는 2026학년도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다. 같은 학년도 수능은 4개였다. 9월 모의평가에는 아래에서 보듯 세 개 연속 구간도 두 군데 있다. 그 이유는 확인하지 못했다. 두 회의 값만으로 2026학년도에 경향이 바뀌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.
결과 3 — 세 개 연속은 세 곳
같은 정답 번호가 세 개 연달아 나온 곳은 15회 전체에서 3곳이었다.
| 시험 | 문항 | 정답 |
|---|---|---|
| 2024학년도 9월 모의평가 | 2·3·4번 | 3 |
| 2026학년도 9월 모의평가 | 13·14·15번 | 3 |
| 2026학년도 9월 모의평가 | 16·17·18번 | 5 |
이 15회 안에서 네 개 이상 이어진 곳은 0건이었다. 여기서 센 것은 «같은 번호가 3개 이상 끊기지 않고 이어진 구간»의 수다(4연속이면 한 구간으로 센다). 같은 정의로 순서 섞기 기준선(20,000회)을 세면 평균 12.4개였다. 실제 3곳은 그보다 훨씬 적다. 이 값도 정답 번호 구성만 고정한 가정에서 나온 것이다. 세 건 중 두 건이 한 회(2026학년도 9월 모의평가)에 몰려 있다는 점도 함께 적어 둔다.
비교 1 — 선택과목까지 한 줄로 이으면
수험생은 공통 34문항 뒤에 선택과목 11문항을 이어서 푼다. 그래서 공통 1~34번 뒤에 화작 35~45번 또는 언매 35~45번을 붙여 45문항 한 줄을 만들고 같은 방식으로 셌다. 데이터베이스에 2026학년도 6월 모의평가의 언매 문항이 없어서 경로는 30개가 아니라 29개다.
| 항목 | 값 |
|---|---|
| 경로 수 | 29개 |
| 인접 쌍 | 1,276개 |
| 같은 번호 쌍 | 173개(13.6%) |
| 최대 연속 | 3 |
비율은 공통 1~34번만 셌을 때(13.5%)와 거의 같다. 하지만 이 29개 경로는 공통 34문항을 경로마다 반복해서 세므로 독립된 증거가 아니다. 선택과목 35~45번만 따로 떼어 순서 섞기 검정을 하지도 않았다. 이 글의 근거는 앞의 공통 1~34번 집계다.
비교 2 — 2014~2021학년도 22회
선택과목 도입 전 체제에서는 각 시험(형) 안에서 1~45번을 모든 응시자가 같이 풀었다. 이 시기에서 문항번호가 1~45로 빠짐없이 이어지는 22회를 골라 같은 방식으로 셌다. A형은 제외했고, 2014~2016학년도는 데이터베이스에 B형만 들어 있다. 2017학년도 6월 모의평가는 1~10번이 데이터베이스에 없어서 22회에 들어가지 않았다.
| 항목 | 2022~2026 (공통 1~34) | 2014~2021 (1~45, 22회) |
|---|---|---|
| 인접 쌍 | 495개 | 968개 |
| 같은 번호 쌍 | 67개 (13.5%) | 161개 (16.6%) |
| 순서 섞기 평균 (20,000회) | 90.4개 | 180.9개 |
| 실제 값 이하 비율 | 0.27% | 약 5.2% |
| 최대 연속 | 3 | 4 |
| 3개 이상 이어진 구간 | 3개 | 18개 |
예전 체제에서도 같은 번호 쌍은 순서 섞기 평균보다 적었다. 관찰값 161쌍은 기준선 평균 180.9쌍보다 20쌍 적었고, 같은 모형에서 관찰값 이하가 나온 비율은 약 5.2%였다. 예전 체제 쪽은 A형이 빠진 부분 표본이고, 두 시기의 차이는 직접 검정하지 않았다. 그래서 두 시기 중 어느 쪽이 더 낮다고는 말하지 않는다.
배경 한 줄 — 번호별 개수
번호별 정답 비율은 이 연구소의 국어 정답 번호 분포 글이 다룬다. 이 글의 주제는 아니므로 배경 숫자만 적는다. 국어 데이터베이스 전체 1,854행의 정답 번호별 개수는 ④ 408, ⑤ 405, ③ 377, ② 345, ① 319다. 이 1,854행에는 학년도·시행·문항번호가 겹치는 행이 154개 들어 있다. 2022학년도 이후 화작과 언매가 같은 문항번호를 쓰기 때문으로 보이지만, 번호 구조를 보고 짐작한 것이고 확인하지는 않았다.
이 집계의 한계
- 정답은 데이터베이스 값이다. 평가원 공식 정답표와 문항마다 대조하지 않았다. 외부 정답표와 맞춰 본 것은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 한 회(EBS 해설지, 34문항 모두 일치)뿐이다.
- 기준선은 하나다. «각 시험의 정답 번호 구성 고정, 순서 무작위»와만 비교했다. 다른 가정을 쓰면 비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.
- 표본은 15회다. «네 개 이상 연속 0건»은 이 15회 안에서만 성립하는 사실이다. 2027학년도 모의평가는 들어 있지 않다.
- 선택 경로 29개는 독립 표본이 아니다. 공통 문항을 여러 번 센다.
- 예전 체제 비교는 부분 표본이다. A형이 빠졌고, 결손 회차를 걸러 낸 22회만 셌다.
- 하지 않은 분석이 있다. 특정 번호 구간별 인접 중복이나 홀짝이 번갈아 나오는 패턴 같은 분석은 하지 않았다.
- 출제 원칙은 확인하지 못했다. 국어 정답 번호 배치에 평가원이 공개한 원칙이 있는지는 찾지 못했다. 이 글은 관찰된 빈도까지만 다룬다.
정리
2022~2026학년도 15회의 공통 1~34번에서 **앞 문항과 같은 정답 번호가 나온 경우는 495쌍 중 67쌍(13.5%)**이었다. 각 시험의 정답 번호 구성은 그대로 두고 순서만 섞은 기준선의 기대값은 90.5쌍이었고, 20,000회 모의실험에서 67쌍 이하는 0.27%였다. 같은 번호가 3개 이상 이어진 구간은 3곳이었고 기준선 평균은 12.4개였다. 2014~2021학년도 22회도 기준선보다 낮았다(16.6%, 관찰값 이하 약 5.2%).
다시 시험장의 «설마 또 3번일까?»로 돌아가 보자. 이 자료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. 하나, 이 15회에서는 같은 번호가 이어지는 일이 순서 섞기 기준선보다 적었다. 둘, 그래도 같은 번호는 67번 이어졌고 세 개 연속도 세 번 있었다. 어떤 문항의 답이 무엇인지는 그 문항의 지문과 선지로 정해진다. 번호 배치로 답을 고르는 전략이 점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이 자료로 답할 수 없다.
이 글은 코그닉스랩의 자체 조사·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. 출처: 수능·모평 국어 정답, 앞 문항과 같은 번호는 얼마나 나왔나 — 2022~2026학년도 15회 인접 쌍 495개 중 67개(13.5%) — 코그닉스랩