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전시가 옆에 수필이 붙어 있습니다. 소설 옆에 그 소설을 각색한 시나리오가 붙어 있습니다. 시험지를 넘기다 이런 세트를 만나면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합니다. “두 배로 어렵겠구나.”
그래서 이 세트에는 통념이 몇 개 붙어 있습니다. 〈보기〉가 더 많이 붙을 것이다, 두 지문을 대조하는 문제가 쏟아질 것이다, 함정이 더 촘촘할 것이다.
코그닉스랩 국어연구소가 실제로 세어 봤습니다. 세 가지 중 데이터로 지지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.
무엇을 셌는가 — 먼저 범위를 밝힙니다
수치를 보기 전에 이 집계가 어디까지를 다루는지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.
저희 문학 데이터베이스는 2014~2026학년도 평가원 국어 기출 문학 617문항을 담고 있습니다. 그런데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작품의 갈래를 표시하는 항목이 없습니다. 갈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작품명이 기록된 별도의 통합 자료이고, 그 자료가 다루는 범위는 2017~2021학년도 15회차입니다.
그래서 이 글의 갈래복합 통계는 전부 다음 범위입니다.
| 항목 | 값 |
|---|---|
| 대상 | 2017~2021학년도 평가원 15회차 (6월·9월 모평 + 수능) |
| 문학 문항 | 225문항 |
| 문학 세트 | 59세트 (문항번호 연속 구간으로 재구성) |
| 갈래복합 세트 | 18세트 (30.5%) |
| 갈래복합 문항 | 89문항 |
2014~2016학년도와 2022~2026학년도는 갈래를 판정하지 않았습니다. 그 구간이 같을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. 확인한 범위까지만 말하겠습니다.
1. 거의 매 회차에 나온다
15회차 중 갈래복합 세트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회차는 2020학년도 9월 모평 한 번뿐이었습니다. 나머지 14회차(93.3%)에는 모두 한 세트 이상 출제됐습니다.
문학 세트 열 개 중 세 개(30.5%)가 갈래복합이었습니다. 예외적인 형태가 아니라 기본 구성 요소에 가깝습니다.
2. 조합은 무작위가 아니다 — 고전시가+수필이 3분의 1
18개 세트의 갈래 조합을 모두 세어 보면 편중이 뚜렷합니다.
| 조합 | 건수 |
|---|---|
| 고전시가 + 수필 | 6 |
| 현대소설 + 극(시나리오) | 2 |
| 현대시 + 비평문 | 2 |
| 현대시 + 수필 | 2 |
| 고전소설 + 극(시나리오) | 1 |
| 현대시 + 극 | 1 |
| 고전시가 + 현대시 | 1 |
| 비평문 + 고전소설 | 1 |
| 비평문 + 고전소설 + 현대소설 | 1 |
| 고전소설 + 고전시가(잡가) | 1 |
고전시가+수필이 6건으로 전체의 3분의 1입니다. 시조나 가사에 고전수필을 붙여 자연·강호·처세 같은 주제를 공유하게 하는 형태입니다. 「오륜가+차마설」, 「비가+풍란」, 「유원십이곡+조용」, 「월선헌십육경가+어촌기」, 「만흥+우언」, 「사미인곡·창밖이+옛집 정승초당」이 그것입니다.
전체 표본이 18건이므로 하위 조합의 비율은 확정치가 아니라 방향으로 보셔야 합니다. 다만 가장 많은 조합이 무엇인지는 여섯 번 반복된 만큼 분명합니다.
세 갈래가 한꺼번에 묶인 사례도 한 번 있었습니다. 2017학년도 수능의 「전쟁소설론(비평문)+박씨전+시장과 전장」입니다.
3. 통념 검증 ① 〈보기〉가 더 붙는다 → 반대였다
가장 널리 퍼진 통념부터 보겠습니다.
| 집단 | 〈보기〉 있음 | 전체 | 비율 |
|---|---|---|---|
| 갈래복합 | 16 | 89 | 18.0% |
| 단일 갈래 (같은 기간) | 35 | 136 | 25.7% |
| 문학 전체 (2014~2026, 617문항) | 141 | 617 | 22.9% |
갈래가 섞였다고 〈보기〉가 더 붙지 않았습니다. 오히려 단일 갈래 쪽이 더 높았습니다.
갈래복합 내 〈보기〉 문항은 16개로 표본이 작아 18.0%라는 수치 자체를 확정된 값으로 쓰기는 어렵습니다. 다만 비교 대상인 단일 갈래 집단은 같은 기간·같은 방식으로 센 136문항이므로, 두 집단의 방향이 뒤집혀 있다는 것은 말할 수 있습니다.
적어도 이 표본에서 〈보기〉는 갈래가 섞였다는 이유로 붙는 장치가 아니었습니다.
4. 통념 검증 ② 함정이 더 촘촘하다 → 거의 같았다
오답 함정 유형을 비교하면 이렇습니다.
| 함정 유형 | 갈래복합 | 단일 갈래 (같은 기간) |
|---|---|---|
| 맥락이탈 | 51.7% | 49.3% |
| 선택지 재구성 | 6.7% | 3.7% |
| 인과 역전 | 6.7% | 5.9% |
| 부분긍정→전체긍정 | 5.6% | 9.6% |
| 범위 확대 | 5.6% | 4.4% |
가장 흔한 맥락이탈의 차이는 2.4%포인트입니다. 갈래복합이라서 함정이 특별히 촘촘하다는 근거는 이 데이터에 없습니다.
오히려 눈에 띄는 것은 부분긍정→전체긍정입니다. 한 작품에만 해당하는 서술을 세트 전체로 확대하는 함정인데, 갈래가 섞이면 이 함정이 늘 것 같지만 갈래복합 5.6%, 단일 갈래 9.6%로 오히려 낮았습니다.
여기서 정직하게 밝힐 것이 있습니다. 맥락이탈을 뺀 나머지 항목은 갈래복합 집단 안에서 문항 수가 5~6개에 불과합니다. 비율로 단정할 수 없는 크기입니다. 그래서 “부분→전체 함정이 갈래복합에서 더 적다”고 결론 내리지 않고, “늘어난다는 통념이 데이터로 지지되지 않았다”까지만 말하겠습니다.
5. 그러면 무엇이 달랐나 — 사고 유형
세 통념이 무너지고 남은 자리에서 실제 차이가 나왔습니다. 무엇을 묻느냐입니다.
| 사고 유형 | 갈래복합 | 단일 갈래 | 문학 전체 |
|---|---|---|---|
| 적용 | 29.2% | 20.6% | 22.0% |
| 정보 확인 | 25.8% | 34.6% | 29.8% |
| 정보 결합 | 19.1% | 16.2% | 18.0% |
| 추론 | 14.6% | 11.8% | 13.8% |
| 비판적 평가 | 9.0% | 9.6% | 8.4% |
| 어휘·맥락 | 2.2% | 7.4% | 6.5% |
두 지점이 분명합니다.
첫째, ‘적용’이 높습니다. 29.2%로 단일 갈래(20.6%)보다 8.6%포인트 높습니다. 〈보기〉의 관점이나 비평문이 제시한 이론을 작품에 대입해 판단하는 유형입니다. 갈래복합 문항 수는 89개로 비율을 말할 만한 크기입니다.
여기서 한 걸음만 조심하겠습니다. 데이터가 보여준 것은 차이가 있다는 것까지입니다. 왜 그런지는 출제자의 설계 의도에 속하는 문제라 저희 집계로는 확정할 수 없습니다. 다만 비평문+작품처럼 성격이 다른 텍스트를 묶은 구성 자체가 그 차이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생각해 볼 만합니다.
둘째, 어휘·맥락이 가장 낮습니다. 2.2%로 단일 갈래(7.4%)의 3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. 갈래복합 89문항 중 낱말 뜻을 묻는 문항은 두 개뿐이었습니다.
이 두 번째 사실이 실전에서 갖는 의미가 큽니다. 낯선 고어의 뜻 자체를 직접 묻는 문항은 89개 중 두 개뿐이었습니다. 모르는 낱말 하나 때문에 세트 전체의 흐름을 멈추는 전략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.
6. 두 작품을 함께 묻는 문제는 세트당 한 개꼴
두 작품을 연결해 판단하도록 요구하는 ‘정보 결합’ 유형을 세어 보면 이렇습니다.
| 항목 | 값 |
|---|---|
| 갈래복합 89문항 중 정보 결합 | 17개 (19.1%) |
| 세트당 평균 | 0.94개 |
| 정보 결합이 한 개 이상인 세트 | 18세트 중 14세트 |
| 한 개도 없는 세트 | 4세트 |
평균 한 개꼴입니다. 세트의 절반 이상이 대조를 요구할 것이라는 통념은 지지되지 않습니다. 저희가 앞서 복수 지문 세트를 집계했을 때 나온 결론 — 두 지문을 다 봐야 하는 문제는 열 개 중 네 개 — 과도 방향이 같습니다.
다만 두 글의 숫자를 나란히 놓기 전에 알아 두실 것이 있습니다. 여기서 말하는 ‘정보 결합’은 앞 글의 ‘복수 지문 참조’와 같은 분류가 아닙니다. 전자는 문항이 요구하는 사고 유형이고, 후자는 정답 근거가 실제로 몇 개의 지문에 걸쳐 있는지를 센 값입니다. 그래서 19.1%와 40.1%는 서로 다른 것을 센 숫자이며, 어느 쪽이 맞고 틀린 것이 아닙니다.
7. 다만 세트는 크다
한 가지 실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. 세트의 크기입니다.
| 집단 | 세트 수 | 문항 수 | 세트당 평균 |
|---|---|---|---|
| 갈래복합 | 18 | 89 | 4.94문항 |
| 단일 갈래 | 41 | 136 | 3.32문항 |
갈래복합 세트는 평균 5문항, 단일 갈래는 평균 3문항입니다. 한 세트에 걸린 문항이 1.6개 더 많습니다.
그러니 이 세트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감각 자체는 근거가 없지 않습니다. 다만 그 부담의 정체는 ‘함정이 촘촘해서’가 아니라 한 번에 걸린 문항이 많아서입니다. 원인을 정확히 알면 대응도 달라집니다. 함정을 더 의심할 게 아니라 시간 배분을 다시 짜야 합니다.
정리 — 갈래복합은 어려운 게 아니라 다른 것을 묻는다
확인한 것을 모으면 이렇습니다.
- 15회차 중 14회차에 출제 — 예외가 아니라 기본 구성
- 조합은 편중돼 있다 — 고전시가+수필이 3분의 1
- 〈보기〉는 더 붙지 않는다 — 18.0% vs 25.7%로 오히려 적다
- 함정 분포는 거의 같다 — 맥락이탈 차이 2.4%포인트
- 실제 차이는 사고 유형 — ‘적용’ 29.2%, 어휘·맥락 2.2%
- 두 작품 대조 문항은 세트당 한 개꼴
- 세트가 크다 — 평균 4.94문항
그래서 훈련의 방향은 이렇게 잡을 수 있습니다. 두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대조하는 연습은 세트당 한 문항을 위한 준비입니다. 그보다 〈보기〉나 비평문이 내놓은 관점을 각 작품의 어느 구절이 떠받치는지 찾아 표시하는 연습이 이 세트가 실제로 요구하는 것에 가깝습니다.
그리고 모르는 고어에 오래 매달리지 마십시오. 그 낱말의 뜻을 직접 묻는 문항은 89개 중 두 개였습니다.
이 글의 한계
- 갈래복합 통계는 2017~2021학년도 15회차, 문학 225문항 기준입니다. 2014~2016·2022~2026학년도는 갈래 라벨이 없어 판정하지 않았습니다.
- 갈래복합 세트는 18건, 문항은 89개입니다. 맥락이탈(46건)과 사고 유형 분포는 이 크기에서 비율을 말할 수 있지만, 문항 수 5~6개짜리 하위 함정 유형은 방향 참고용입니다.
- 배점 정보는 데이터베이스에 없어 다루지 않았습니다.
- 세트 구분은 문항번호의 연속 구간으로 재구성한 것이며, 갈래 분류는 기록된 작품명에 통용되는 갈래를 붙인 것입니다.
이 글은 코그닉스랩의 자체 조사·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. 출처: 수능국어 갈래복합 — 〈보기〉가 더 붙을 것 같지만, 실제로는 더 적었다 — 코그닉스랩